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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거인의 무덤'에 새싹이 피기까지

입력 2023-10-12 16:06 수정 2023-10-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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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대저택인 거인의 정원에 아이들이 찾아오면서 나무에 새싹이 피고 잊고 있던 행복이 찾아온다는 이야기 '거인의 정원'은 영국 오스카 와일드의 세계명작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다.

이번 용인문화원 주최 제19회 포은문화제를 보며 '거인의 정원' 동화가 연상됐다.

'쿵쿵쿵. 콩콩콩'. 작은 발구름 소리가 포은선생 묘의 지축을 울렸던 지난 10월7일. 인의 대표축제인 포은문화제에 아이들이 찾아 들었다.



고귀한 선생의 묘로 용인 끝자락에서 고즈넉하게 관리되던 곳이 이틀 동안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소나무 가지 사이사이로 울려 퍼졌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유튜브와 해외여행의 영향으로 유명 외국 문화재를 한국의 문화재보다 더 친근하게 느끼고 있다. 이러한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낄 즈음, 용인 포은문화제에 발을 디딘 아이들이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시민이 참여하는 포은 정몽주 선생과 관련된 주제의 스토리텔링 경연대회에서 아이가 '오죽헌과 선죽교'를 혼동해 "엄마, 정몽주 선생님이 만약 오죽헌에서 안 돌아가셨으면 세종대왕님 같은 임금님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고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참여했다는 학부모의 발표를 보며 웃음 속에서 배워나가는 우리의 미래를 보았다.

행사장 초입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푸드트럭이 단정하게 정렬돼 있어 축제의 시작에 설렘을 안고 배움의 즐거움을 더 할 수 있었다.

콩닥거리는 작은 심장 위에 포은스쿨 '학생증'을 달고 쉴 새 없이 뛰며 체험장에서 우리의 민속을 경험하고, 마지막으로 가족 사랑 '인생 네 컷'으로 추억 남기기.

문인들과 성인의 학업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 포은학당과 자연과 잘 동화된 수준 높은 무대 공연 등 세대구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었던 찬란했지만 경박하지 않은 역사축제였다.

훗날, 아이들은 기억할 것이다.

정몽주 선생님의 정원에 초대돼 숭고한 우리 역사의 충절을 몸소 배운 오늘을.

포은 정몽주 선생님도 기억하실 것이다.

엄숙했던 정원에 이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건강한 발 구름 소리를.

또한 지하에서도 같이 격려하며 웃지 않으셨을까?

내년에 20회를 맞이하는 용인 포은문화제가 올해의 신박한 기획을 디딤돌 삼아 더욱 크고 발전된 구성으로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박우규(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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